콘스네이크를 데려온 다음 날, 첫 급여에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집게로 살살 흔들면 잘 받아먹는다고 봤는데, 실제로는 잘 받아먹기는 커녕 집게를 보고 잘 도망만 다니더군요.
콘스네이크 급여 실패에서 성공까지의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트루 스토리 시작합니다.
1차 시도. 입양 다음날. 집게만 보면 런!
따뜻한 물에 삼십 분 정도 해동한 핑키를 집게로 잡아 급여를 시도했습니다. 한 번 정도 냄새는 맡는데 정작 먹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집게가 무서웠는지 피해 다니더군요. 밥을 먹은 지 얼마 안 됐나, 아니면 납치되다시피 새 환경에 와서 아직 적응을 못 했나 싶었습니다.
- 핑키 재고 : 19 (-1)
2차 시도. 입양 3일차. 새로운 방식.
첫 급여 실패 후 이틀 뒤, 2차 급여 시도를 했습니다. 해동한 핑키의 머리를 살짝 째서 냄새가 더 잘 나게 하면 잘 먹는다는 글을 보았고, 그대로 급여를 시도했으나 여전히 집게를 피하고 먹지 않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쥐 머리 외과수술까지 했는데? 진짜 안먹어?)
펫샵에서 급여를 한 상태로 나왔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고 일단 시간을 더 두기로 했습니다.
- 핑키 재고 : 18 (-2)
3차 시도. 입양 2주차. 성공.
분양 10일차 오후 일곱 시, 불을 꺼서 어둡게 만든 상태로 최대한 뱀의 활동 환경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때마침 집에 굴러다니던 일회용 커피 뚜껑에 해동된 핑키를 올려두고 사육장 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할 일을 하러 갔습니다.
삼십 분도 안 돼서 가 보니 이미 먹고 있더군요. 10일차에도 안 먹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컸는데 드디어 급여에 성공해서 매우 기뻤습니다. 지 몸뚱아리랑 비슷한 사이즈인 핑키를 먹는 게 참 대견하더군요.
그 뒤 어떻게 됐나.
두 번은 커피 뚜껑 방식으로 주다가, 세 번째부터는 뚜껑에 올리려는 집게에 달려들어 핑키를 채갔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은 집게만 봐도 쫓아오고 제 손만 봐도 반응을 하는 상황입니다. (근데 만지려고 하면 도망가는걸 보니 딱히 주인을 알아보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눈물)
지금이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지금 새 콘스네이크를 분양 받는다면 분양 3~4일차 쯤 1차 급여 시도를 하고 안 먹으면 그냥 적응하도록 놔둘 것 같습니다. 그다음 주차에 다시 시도해보면 되니까요. 저도 입대해서 보충대 첫 식사때는 입맛이 없었던걸 생각해보면 뱀이나 저나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